2009071708415184521_2.jpg

 
국내 통신사들이 기업 CI(Corporate Identity)나 통신 BI(Brand Identity)를 붉은색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통신사들의 '붉은 전쟁'은 가입자 쟁탈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컬러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통신사는 KT를 꼽을 수 있다. KT는 지난 4월7일 메가패스, 메가TV, 집전화, 인터넷전화 등을 아우르는 유선통합 브랜드 '쿡(QOOK)'을 선보이면서 붉은색을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 선보인 '올레(Olleh)' 기업 광고도 붉은색 계열이다.

KT 통합이미지담당 강이환 팀장은 "이석채 회장이 KT의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붉은색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쿡과 올레가 담고 있는 붉은색은 외부적으론 고객 지향적이고, 따뜻하며, 친근한 감성의 이미지를 표현한 반면 내부적으론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KT가 KTF와의 통합 이후 KTF 시절의 쇼 브랜드를 오렌지색에서 붉은색으로 전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KT는 기존 CI에서 사용하던 검은색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 강 팀장은 "새로운 CI의 배경은 기존 KT의 고유색깔인 검은색으로 신뢰와 정통성을 뜻한다"면서 "KT의 기업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역동적인 기업으로 거듭나자는 뜻이 담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지난 해 5월 이동통신 대표 브랜드인 'T'의 로고 디자인을 바꾸면서 붉은색을 강조했다. SK텔레콤 브랜드전략팀 엄종환 매니저는 "SK텔레콤은 SK그룹의 컬러 아이덴티티에 따라 붉은색과 오렌지색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며 "이같은 그룹전략에 따라 T로고도 기존의 그레이에서 붉은색으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드림리본'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새로운 T로고가 내포하는 의미도 기존의 '최첨단 기술'에서 '고객 중심'으로 바뀌었다. 엄종환 매니저는 "과거에 IT 기업이 차갑고 기술 지향적이었다면 지금은 고객 친화적이고 감성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통신사들이 붉은색을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LG텔레콤도 지난 해 4월 선보인 '오즈(OZ)'를 계기로 컬러 마케팅에 합류했다. 오즈는 월 6000원에 1GB까지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최근 가입자가 80만명을 돌파하는 등 컬러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통신사들이 '붉은 전쟁'을 치르는 것과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정열적이면서 역동적 이미지가 담긴 붉은색 컬러 마케팅은 가입자 쟁탈전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통신업계의 행태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