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폰이 LG싸이언의 와인폰(모델명 LG-SV300, LG-LV3000)인데요. 

5월 27일 대한인간공학회가 주최한 제 9회 ‘인간공학 디자인상(Ergonomic Design Award)’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와인폰'은 '와인세대'를 주요타깃으로 버튼, 글씨체, 스피커 수신부 등이 기존 핸드폰에 비해 각각 2배로 커서 누르고, 보고, 듣기 쉽게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효도폰으로 부모님께 선물하기 적당한 폰이죠.

여기서 ‘와인세대’(WINE-Well Integrated New Elder)란 45~64세의 기성세대를 오랫동안 숙성돼 깊은 향과 맛을 지닌 와인에 빗댄 말로 안정된 삶과 부부중심으로 변화된 사고방식,제2의 인생에의 도전심리 등의 특성을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 TV 드라마를 볼 때마다 가장 진부하고 전형적인 설정은 연인들의 사랑에 대한 부모의 반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로 외부의 방해물로 인해 극적인 내용이 전개되는 사랑 이야기는 수없이 많았지만, 대개는 집안의 반대를 변형한 다른 종류의 방해물들을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 보통이지, 우리나라 드라마들처럼 천편일률적으로 부모의 엄청난 반대가 이야기의 중심 축을 이루는 경우는 드물지 않나 싶네요.
현대 문명을 받아들인 국가에서 부모의 반대로 결혼을 못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설정임에 분명합니다. 법적으로 성인이 된 두 남녀가 결혼을 결심했을 때, 그걸 막을 자유가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1967년, 그러니까 미국에서 흑인의 지위가 극도로 낮았던 시대에 만들어진 영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을 보더라도, 영화에서 흑인 남성과 결혼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한 딸의 결정에 대해 소극적인 반대를 하던 부모도 결국에는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데 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나라 부모들의 결혼에 대한 영향력은, 단지 유교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부모에 대한 공경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강력하며, 아시아 문화권 안에서도 독보적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에 대한 미스테리를 최근에서야 풀 수 있었습니다. 답은 경제에 있었더군요.
우석훈, 박권일이 쓴 <
88만원 세대> 에서 말하는 우리나라의 현재 평균적인 20대는 동거를 하지 못하는 세대입니다. 윤리적인 잣대 때문이 아니라, 보다 더 강력한 경제적 조건에 의해서 동거를 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세대라네요. 평균 월급이 88만원에 불과한 이들이 집을 구하고 가재도구를 사서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은 옥탑방 고양이 수준의 위태로운 생활에 뛰어들 용기가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겁니다. 
결혼비용, 정착비용, 주거비용 등을 감당할 만한 소득이 없는 이들은 부모의 경제력에 기대지 않으면, 결혼이라는 독립 절차를 실행할 수가 없습니다. 즉, 부모의 동의나 허락 없이는 결혼이라는 결정을 내릴 수가 없는 것이죠. 이는 동거 문화가 눈총을 받지 않는 이탈리아에서 
천유로 세대들이 경제적인 곤궁으로 인해 결혼 연령을 늦추게 되는 이유와도 유사해 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와 같은 동거에 대한 경제학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세대간 불균형세대간 착취에 대해 분석하면서 이것이 단순히 신자유주의의 유입에 따른 양극화의 문제만이 아님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88만원 세대에 대한 정치, 경제, 사회적 분석을 통해, 왜 그들이 공무원 시험과 고시 공부에 목맬 수 밖에 없는지, 왜 88만원 세대들은 경제 마케팅과 정치 마케팅에서 소외당하고 있는지 설명합니다. 또한 다른 나라의 상황들을 보여줌으로써, 유럽에서는 젊은 커플들의 경제적 독립을 위해 어떤 사회적 장치들이 보장되는지, 일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만족도와 안정성이 우리나라에 비해 왜 월등히 높은지 등을 통해 대안을 모색합니다.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악랄한 사회현상들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불법 다단계 판매와 조직 폭력배 중에 어떤 것이 더
나쁜지,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비싸고 질낮은 프랜차이징이 번성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줍니다. 게다가 이 책은 이론과 분석만을 제시하는 공허한 외침이 아니라, 88만원 세대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방안들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소위 알바 노동의 최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는지, 생활협동조합에 가입하게 되면 어떤 좋은 일들이 발생하는지, 인질 경제의 한 형태인 현재의 사교육 광풍을 대학 개편을 통해 어떻게 완화시킬지, 비정규직의 비율을 줄일 수 있는 방법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중소기업에 대한 고용 안정을 높일 수 있는 정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태 고용이라는 방식이 어떻게 일자리를 늘리고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지, 농업 공무원이라는 제도로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고, 농업을 살릴 수 있는지 등등... 

그러나 무엇보다도 저자들이 해낸 가장 중요한 일은, 이들 세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점이 아닌가 합니다. 이전의 386세대나 X세대와 달리 제대로 된 이름조차 갖지 못했던 현재 20대들에게 저자들은 잔인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명칭인
 승자독식 세대 또는 배틀로열 세대가 아닌 88만원 세대라는 안쓰러운 이름을 붙여주었고, 이 용어는 지금 큰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
포스트 디지털 세대 [ PDG ]

Post Digital Generation

차가운 기계적 디지털 환경에서 자랐으나 인간적, 아날로그적 감성과 함께 주체적이고 낙천적 성격을 가진 새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

제일기획은 2005년 서울 거주 13∼49세 남녀 800여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 조사를 실시한 결과 13∼24세 소비자를 디지털 문화가 만들어낸 신세대인 'PDG'로 규정했다.

이들은 다시 인터넷 대중화 시기에 초등학교를 입학한 '16∼18' 세대, PC통신을 경험한 '19∼24' 세대, 초등교 고학년생부터 중학생으로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없는 '13∼15'세대 3개층으로 나뉜다.

이들은 후천적으로 디지털 환경을 익힌 '초기 디지털 세대(20∼30대 초반)'나 디지털을 아예 멀리하는 아날로그 세대(30대 후반 이후)와는 달리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인간관계를 강화하며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문자보다는 이미지와 비주얼을 중요시 여기는 것이 특징이다.

제일기획은 PDG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코드를 ‘H·E·A·R·T·S’로 표현했다.

△ H(Human Relationship) = 인간관계를 위한 디지털
△ E(Expressionism) = 표현을 위한 디지털
△ A(Anti-literality) = 시각적 라이프스타일 
△ R(Relaxed Mindset) = 낙천적 라이프스타일 
△ T(Trend-independence) = 트렌드의 주체적 수용태도 
△ S(Speed) = 즉시성이다.


또한 제일기획은 보고서에서 PDG는 '편리'와 '개인주의'로 대변되는 초기 디지털시대 와 달리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는 등 아날로그적 가치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PDG는 초기 디지털세대의 '고립된 개인'으로부터 '집단 속의 개인'으로 진화하며 라이프 스타일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