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사 광고대행 기능 갖춰         [연합]
주요 그룹사들이 다시 인 하우스(in house) 광고대행사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는 광고주와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광고대행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품과 기업 이미지 통합이라는 장기적인 과제도 가능하다는 인 하우스 광고대행사의 장점 때문이다.

◇주요 그룹 광고대행 기능 다시 갖춰 = 구조조정 등의 이유로 광고대행 계열사를 매각했던 주요 그룹사들이 다시금 인 하우스 광고대행사를 만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5월 출범하는 마케팅회사를 통해 10년 만에 인 하우스 광고대행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SK에너지와 SK텔레콤이 절반씩 출자해 설립하는 이 마케팅회사는 SK그룹의 광고기획 업무를 할 계획이며 중장기적으로 광고 제작ㆍ대행 업무까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지난 1998년 12월 광고대행 자회사인 태광멀티애드를 다국적 회사인 TBWA사에 넘겼으나 이번에 새롭게 광고대행사를 설립하게 됐다.

현대자동차도 마찬가지 경우다.

그룹이 분리되기 전 현대그룹의 광고업무는 금강기획이 맡고 있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현대그룹은 구조조정을 위해 금강기획을 영국계 코디언트 그룹(CCG)에 매각했다.

이어 '왕자의 난'이후 그룹에서 분리된 현대차그룹이 지난 2005년 3월 '이노션'이라는 광고대행사를 설립했다.

LG그룹도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고 업계에서 보고 있다.

LG그룹은 LG애드를 인 하우스 업체로 두고 있었으나 2002년 구조조정을 위해 다국적 광고그룹 WPP에 매각했다.

그러다 WWP와 체결한 경쟁사업금지 약정이 종료된 지난해 말 LG가(家)의 일원인 구본천 LG벤처투자 부사장이 지난해 말 광고대행사인 '엘베스트'를 설립했다.

비록 LG벤처투자가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상태이지만 구본천 부사장이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사촌이라는 점 등에서 LG그룹 측 광고물량의 상당수를 이 회사가 맡을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인 하우스 광고대행사를 만드는 이유는 = 인 하우스 에이전시는 광고주인 모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광고대행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광고주와 같은 그룹에 소속돼 있어 광고주의 내부 사정이나 기업 문화 등을 소상히 알고 있어 광고주와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 대행사에 맡길 경우와 비교했을 때 신제품이나 향후 마케팅 전략 등의 정보가 누수될 염려가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 하우스 광고대행사는 광고주와의 안정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브랜드 관리와 통합적인 마케팅 전략의 수립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삼성그룹의 광고대행 계열사인 제일기획은 단순히 삼성 제품을 광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산하의 브랜드마케팅연구소와 미디어전략연구소 통해 삼성 브랜드를 관리하고 효과적인 미디어 광고 전략을 짜는 일도 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의 인 하우스 에이전시인 대홍그룹은 광고대행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룹 계열사의 광고와 인쇄물, 인테리어, CI(기업 아이덴티티), BI(브랜드 아이덴티티) 등의 모든 디자인을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업무를 담당하는 그룹의 '디자인 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인 하우스 에이전시는 단기적인 판촉 전략보다 광고주의 장기적인 브랜드 매니지먼트를 할 수 있다"며 "소비자 변화를 꾸준히 연구하고 미리 예측 가능한 변화를 감지해 브랜드를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SK 광고 대행사의 영향은 = SK그룹의 마케팅 컴퍼니가 본격적으로 광고대행사로서 기능하게 된다면 광고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SK그룹은 재계 서열 4위라는 위상에 걸맞게 상당한 광고비용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4대 매체 기준으로 SK텔레콤이 1천204억원(광고비 순위 2위), SK에너지는 332억원(15위), SK텔링크 115억원(94위), SK㈜ 114억원(95위) 등 수천억원대 광고비를 지출했다.

현대차그룹의 광고계열사인 이노션이 설립 첫해인 2005년에 광고회사 총 취급액 기준으로 9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06년 3위로 뛰어올랐던 사실을 보면 SK그룹의 광고대행사가 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SK가 광고대행사를 만든다는 이야기는 수년 전부터 있어 왔다"며 "주요 그룹사 대부분이 광고 계열사가 있어 이들이 그룹 광고 물량을 전담하다시피 해 앞으로 광고시장은 수주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 씩씩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3-04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