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16일(화) 9:13 [우먼센스]


지난 8월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나라, 중국. 넓은 땅덩어리와 13억이 넘는 인구 그 자체에서 잠재된 파워가 느껴진다. 30년간 한 자녀 정책을 실시해온 중국의 소황제(小皇帝)로 키우는 자녀교육법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속의 교육 강국으로 떠올랐다. 이미 베이징 대학은 서울대학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초일류 대학으로 성장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인재를 키워내고 있는 중국의 교육 중심에는 바로 소황제가 있다. 어린 소황제들은 어떤 교육을 받을까.

기숙사 생활하는 중국의 유치원생
중국의 부모는 대부분 맞벌이를 한다. 육아 때문에 엄마가 회사를 그만두는 일도 없다. 바로 0세부터 받아주는 탁아소가 있기 때문이다. 3세가 지나면 유치원에 다니는데 탁아소를 비롯한 유치원은 대부분 오전 7시 30분부터 문을 열고 아이들을 받는다. 이른 아침에 유치원에 오는 아이들을 위해 오전 8시쯤 아침식사를 먹이고, 오전 11시 30분에 점심을, 오후 3시 전후로 간식을, 오후 5시 30분에 저녁을 준다.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규칙적으로 식사를 제공받는데, 엄마들에게 식단이 공개되기 때문에 아이가 무얼 먹고 지내는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또한 탁아소와 유치원은 맞벌이하는 부모를 위해 아이를 24시간 위탁할 수 있는 기숙사도 운영한다. 월요일 오전에 아이를 기숙사에 맡기고 금요일 오후 퇴근길에 데려오곤 하므로 중국의 엄마들은 주말에만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평일에는 육아 부담 없이 직장생활을 한다. 아이가 보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중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오히려 아이를 기숙사에 맡기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다. 
중국 유치원, 창의력 수업이 대세 
중국의 유치원 교육 수준은 지역별로 편차가 심하다. 전통적으로 유치원에서는 동요, 고시조, 사자성어 등 학습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사립 유치원을 중심으로 창의력 수업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수업 계획표도 없이 아이가 그날그날 흥미를 보이는 주제로 미술, 무용, 토론, 음악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한다. 선생님은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게 수업을 진행한다. 선생님 1명당 담당하는 학생 수가 3~5명이니 그야말로 일대일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영어로 수업하는 명문 유치원이 인기
고급 아파트 단지나 건물 안에는 꼭 명문 유치원이 있다. 요즘에는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명문 유치원이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영어유치원과 별반 다르지 않은데, 영어 뿐 아니라 중국어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다르다. 중국의 영어 조기교육 열풍은 무척 대단하다. 아이를 국제화 시대에 맞는 인재로 키우기 위해 시작된 영어 수업은 이제 중국의 명문 유치원이라면 기본 사항이 돼버렸다. 심지어 영어를 지속적으로 배우게 하기 위해 필리핀 보모를 가정에 상주시키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그 밖에 아이마다 특정 악기를 가르치는 유치원이나 짐보리 같은 외국계 영아 교육시설도 비싼 수업료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모으고 있다. 
주말은 사교육에 집중
사실 중국은 유치원이나 학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방과 후 수업을 통해 보충수업을 할 수 있어 사교육 부담이 없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부모들의 엄청난 교육열로 인해 주말에는 대도시 전역으로 사교육 시장이 꽃을 피운다. 주중에 유치원 교육만 받았다면 주말에는 아침 9시부터 부모 손에 이끌려 과외를 받으러 다닌다. 인기 과목으로는 미술, 영어, 악기 순으로 컴퓨터, 서예, 발레 등도 인기가 높다. 소학교에 올라가면 교육열은 더욱 심각해진다. 각종 과외에 예체능 교육까지 쉴 틈이 없는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로 밤 10시가 넘도록 잠을 자지 못해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학원비와 과외비는 경우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중산층의 경우 부모 전체 수입의 50%에 이른다고 하니 중국인의 사교육열이 얼마나 높은지 가늠해볼 수 있다. 
해외 조기유학 열풍
중국은 3세만 되면 조기교육을 받을 정도로 영재교육을 장려한다. 영재 발굴을 통해 집단주의 속에서 모범이 될 만한 사람을 찾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 어린 나이부터 조기교육을 받는데, 최근에는 그 관심이 조기유학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안정된 중산층 이상의 부모들 사이에서는 영어권 나라의 조기유학이 유행이다. 아이가 중국 내의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자신의 가업을 이어받을 수 있는 국제적인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다.

중국의 소황제가 받는 사교육과 영어 조기교육은 우리나라와 많이 닮았다. 하지만 엄마뿐 아니라 아빠가 교육에 참여한다든지 교육의 목표를 단순히 대학 진학에 두지 않는다는 점은 우리와 다르다. 중국의 잠재된 힘, 수많은 소황제들이 받고 있는 교육 환경 중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이것. 

교육 목표는 국제적인 인재로 키우는 것 
우리나라에서 아이들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가장 큰 이유는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고 그래야 훌륭한 배우자감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반면 소황제들이 조기 영어교육을 받는 것은 단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함이 아니라 영어를 무기로 세계에 나가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게 하려는 의도다. 우리도 좁은 나라 안에서 오직 SKY 대학 입학을 목표로 연연해하기보다 소황제들처럼 세계적인 인재를 목표로 키우는 것이 더 현명하다. 
자녀는 부부가 함께 키운다 
맞벌이 부부의 가사 분담이 많이 이루어진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남편이 아내를 도와준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반면 중국의 가정을 들여다보면 아빠들의 육아 및 가사 참여율이 매우 높다. 중국은 대부분의 직장이 오후 5시쯤 끝나는데 퇴근 후 귀가한 아빠는 방청소, 설거지 등 집안일을 한다. 부부가 같이 사회생활을 하는 중국 사회에서는 체력이 더 좋은 남자가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가사 분담을 당연하게 여긴다. 중국의 아빠들은 가정을 위해 직장 동료와 술자리를 갖더라도 오후 9시 정도에는 파한다. 가사뿐만 아니라 아이가 태어나면 육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진정한 남녀평등을 보고 자란 소황제들은 성별을 떠나 하나의 인격체로서 경쟁력을 키우게 된다. 
학원 수업을 참관하는 아빠
우리나라에도 주5일제가 자리 잡으면서 주말이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아빠들이 많이 늘어났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아빠들이 평일 저녁은 물론 주말에도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아이가 놀아달라는 제안을 거절한다. 반면 중국의 아빠들은 육아 참여율이 매우 높다 보니 교육에 있어서도 엄마보다 더 적극적인 가정도 많다. 또한 학원에서 아이가 무얼 배우는지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도에서 지켜보거나 캠코더로 수업 내용을 찍어 꼼꼼하게 체크하는 아빠도 많다. 
사교 모임을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 
소위 학습 매니저를 자칭하는 우리나라 엄마들은 학원가에서 만난 엄마들과 작은 소모임을 갖는다. 이런 모임을 통해 요즘 인기 있는 학원 정보도 얻고 새로운 교육 흐름도 읽는다. 중국에도 학부모가 모여 만든 사교 모임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모임이 아이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다르다. 
특히 상류층 사회에서 유행하는 사교 모임은 자녀가 영어문화권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 주다. 어릴 때부터 외국의 문물을 접하고 외국에 대한 생각을 또래 아이들과 함께 나누며 사회성은 물론 넓은 사고를 갖게 하려는 것이다. 어렸을 때 형성된 사교 모임은 나아가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국제적인 인맥을 쌓기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의 발판이 된다.

진행_이명희 기자 사진_박용관

자료제공_베스트베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