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슈르 래미안` 나비모양 변형
반포・판교서도 단지명 차별화 움직임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시공사들에 대한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입주예정자들의 입김이 건설사 고유의 브랜드까지 바꿔 낼 정도다.

PS08071000065.JPG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과천 주공3단지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새로 입주할 아파트의 이름을 `슈르 래미안`으로 결정한 데 이어 이 단지만의 새 브랜드 아이덴터티(BI, 
아래 이미지)를 새로 만들었다.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이 시공한 이 재건축 단지는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새 단지 외벽을 장식할 BI는 기존 삼성건설의 `래미안` BI를 변형시켜 만든 것이다. 조합은 기존 브랜드와는 다른 단지명을 짓기 위해 전문업체에 이름 및 BI제작 용역을 의뢰했고, 결국 새 이름과 나비의 모양을 형상화한 새 BI를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한 기업의 BI는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통해 자사 브랜드의 특성과 가치를 인지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각적 통합이 중시된다. 
 
그러나 이 단지는 입주자들이 이미 보편화된 `래미안` BI에 만족하지 못해 논의 끝에 새 BI까지 만들었다는 게 이 지역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작년 말 형태와 서체를 수정한 `업그레이드` 버전의 BI를 내놨던 삼성건설로서는 체면을 구긴 셈이다. 인근의 과천 `래미안 에코팰리스`(주공11단지 재건축, 2007년4월 입주)만 해도 기존 BI를 그대로 사용했었다. 

내년 7월 입주 예정인 반포 주공2단지도 `반포 래미안`을 대신할 새 이름과 BI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역시 삼성건설이 시공한 이 단지는 현재 3~4개의 후보작을 마련해 놓았으며 추후 조합원 설문조사를 거쳐 총회에서 단지명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래미안`이라는 이름을 아예 붙이지 않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또 대한주택공사가 시행과 일부 시공을 맡은 판교신도시에서도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 단지 이름에 `휴먼시아`라는 브랜드를 빼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주공은 판교신도시 단지 명을 `휴먼시아+시공사 브랜드` 식으로 붙인다는 계획이지만 입주예정자들은 주공 브랜드를 달게 되면 `주공아파트`라는 이미지를 떼기 힘들다며 반대하고 있다.

과천 주공3단지의 한 조합원은 "내 집의 벽이 단순히 시공사의 광고판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고 실제 아파트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가 많다"며 "각 지역마다 널리 쓰인 브랜드와 차별화해야 하기 때문에 조합 차원에서 새 BI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