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 진에어-제주항공 다른 마케팅 눈길
청바지 입고 ‘2030’ 공략…전통이미지 정장 차림


121602694320_20080715.JPG» 대한항공 저가항공사 진에어의 승무원들은 청바지와 티셔츠 등 캐쥬얼 유니폼을 입는다.(
사진) 제주항공 승무원은 기존 항공사처럼 정장 유니폼을 착용한다. 진에어・제주항공 제공

오는 17일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첫 취항하는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사인 ‘진에어(사진 왼쪽)’가 선발 주자인 ‘제주항공(오른쪽)’과 전혀 다른 마케팅 전략을 내세워 눈길을 끈다. 제주항공이 기존 항공사의 ‘품격’ 이미지를 계승하고 있다면, 진에어는 젊고 파격적인 이미지를 연출할 계획이다.

진에어는 14일 국토해양부로터 안전운항 능력을 평가하는 운항증명(AOC)을 교부받아 취항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11일 일본 히로시마~제주 국제선 노선에 취항하는 등, 1년동안 국내선만 취항하게 되는 진에어보다 일단 한발 앞서 있다.

진에어는 젊은 ‘2030’ 세대를 표적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 기업이미지(CI)에서부터 승무원 복장까지 역동성을 강조한다. 우선 로고는 형광 배경에 파란색과 보라색 나비 날개가 그려져 있다. ‘나비처럼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을 날아다니며 즐기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다. 승무원 복장은 톡톡 튄다. 국내 최초로 객실승무원들이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는다. 진에어 쪽은 “캐쥬얼한 유니폼으로 승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2006년 6월 국내 처음으로 저가항공사 취항 테이프를 끊은 제주항공은 격식을 강조하는, 기존의 ‘전통적’ 항공사 이미지에 가깝다. 오렌지 머플러와 베이지색 승무원 복장이 젊은 이미지를 주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기존 항공사의 ‘정장’ 차림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항공 쪽 관계자는 “우리도 애초에는 캐주얼 복장을 검토했지만 저가항공에서도 일정한 수준의 품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약이나 좌석 시스템도 완전히 다르다. 진에어는 100% 인터넷 홈페이지를 기반으로 항공권 예매가 이뤄지도록 했다. 원가를 줄여 고객에게 돌려주겠다는 취지에서 기존 항공사가 운영하는 콜센터를 없앤 것이다.

이에 비해 제주항공은 인터넷 예매 시스템과 함께 50명가량의 직원이 근무하는 콜센터를 제주도에 두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콜센터는 저비용 개념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이용자들의 편의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진에어는 항공기 탑승 수속 시간 절약을 위해 좌석번호를 없앴기로 했다. 3개 구역으로 나눠, 먼저 도착한 사람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게된다. 반면 제주항공은 “유럽에서 일부 시행하고 있지만 고객에게 ‘선착순’이라는 불안감을 줄 수 있어 도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0월 말 취항 예정인 아시아나항공의 저가항공사 ‘에어부산’은 제주항공 쪽에 더 근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승무원 복장은 아시아나의 전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고객들의 마음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관심거리다. 이용인 기자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