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7.31 06:14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한국 상품이 세계 각국의 올 상반기 히트상품에 대거 선정되면서 주가를 높이고 있다. 

31일 코트라가 전세계 무역관을 통해 올 상반기 히트상품을 조사한 결과 한국산 LCD TV, 에어컨, 자동차, 화장품, 신발류 등이 캐나다, 중국, 싱가포르, 독일, 요르단, 그리스,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콜롬비아의 히트상품 톱10에 올랐다. 

이는 한국의 전자제품과 자동차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며, 한국산 화장품이나 신발류도 인기상품으로 떠올라 향후 세계 무대에 다양한 아이템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줬다. 

캐나다에서는 올 상반기 히트 상품으로 삼성전자의 LCD TV가 선정됐다. 모델명은 32인치 'LN32A450'으로 3월에 처음으로 캐나다 시장에 선보인 제품이다. 3-7월 사이에 2만2천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경쟁 제품들의 판매량보다 10% 이상 많은 것이다. 

삼성은 캐나다 시장에서 뛰어난 디자인과 철저한 유통시장 관리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삼성의 32인치 TV는 젊은 소비자와 중장년 소비자 모두에게 어필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도 삼성전자의 LCD TV는 최근 가격 하락과 맞물려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가 늘면서 히트상품에 포진했으며, 콜롬비아에서도 삼성과 LG의 LCD, PDP TV가 히트 상품 목록에 올랐다. 

중국에서는 한국의 기술과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 '바디 화이트'가 히트 상품이다. 이 제품은 자외선 차단, 미백, 모공수축 등 다양한 기능으로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한 구매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의 기술이 들어있는데다 사용한지 28일 정도면 미백효과를 볼 수 있다는 광고로 많은 젊은 중국 여성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독일에서는 한국의 삼덕통상과 합작한 독일 ME & Friends AG사의 나막신 모양의 플라스틱 소재 신발인 '청시덕스'가 상반기 히트상품에 올랐다. 

지난달 발표된 'Okotest'에서 22개 제품 중 최고의 품질 평가를 받은 제품으로 삼덕통상이 독일기업과 손잡고 시판하는 해외 브랜드다. 이 제품은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소재가 첨가되지 않아 젊은 독일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다. 

한국의 더페이스샵의 화장품 '아이스 플라워 아쿠아 워터 드롭 팩'은 요르단에서 상반기 히트상품이다. 

아이스 플라워 추출물과 각종 빙하수 등의 성분 첨가로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기능성 제품으로, 연일 뜨거운 날씨로 피부 트러블이 생기는 요르단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더페이스샵은 기존 한국 제품에 대한 높은 인지도에다 물로 헹궈내는 간단한 사용법과 저렴한 가격으로 요르단의 화장품 시장을 휩쓸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LG전자와 삼성전자의 LCD TV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상반기 히트상품에 오른 모델은 LG '42LF76'와 삼성 'LE40A457C1D'로 젊은 고소득 계층과 홈 시어터 마니아들이 주요 고객이다. 

그리스에서는 LG와 삼성의 휴대폰, MP3, 노트북, 가전제품 등이 일제보다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최근 고소득 젊은층을 중심으로 홈시어터 붐이 일면서 삼성과 LG의 대형 평면 TV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쿠웨이트에서는 2007년형 기아 오피러스 승용차가 히트상품이다. 
오피러스는 경쟁 차량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쿠웨이트 국민의 선호 차량 중에 하나인 영국산 재규어와 디자인이 유사해 잘 팔리고 있다. 즉 재규어의 대체상품으로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산 자동차는 한일월드컵 이후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좋아졌지만 아직까지 미국이나 유럽산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가격에 비해 품질과 디자인이 우수해 쿠웨이트인들이 한국산 자동차를 선호하고 있다. 

UAE에서는 기아차의 스포티지와 현대의 투싼이 인기다. 이는 UAE에서 고속도로 및 사막 주행이 가능한 SUV 4륜 구동차량의 선호도가 높은데다 한국 자동차에 대한 브랜드 인지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차는 지난해 말 UAE에 베라크루즈, 기아차는 이번 달에 모하비를 런칭해 한국산 대형 SUV의 돌풍이 예상된다. 아울러 UAE에서는 LG의 아랍어 내비게이션과 LG 노트북도 히트 상품에 선정됐다. 

카자흐스탄에서는 LG 가전 제품이 상반기 히트 상품 반열에 올랐다. 
카자흐스탄 가전시장은 LG와 삼성 제품의 주를 이루고 있으며 카자흐스탄에는 LG 가전 공장이 설립돼 LG 이미지가 높은 편이다. 특히 LG는 AS 서비스 센터 시스템이 잘 돼있어서 카자흐스탄 TV 시장에서 가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LG 아트쿨 에어컨도 카자흐스탄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인데, 에어컨 정면에 유명 미술작품을 부착해 일반 소비자부터 고가 소비층까지 넓은 수요층을 확보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LG의 '스팀 다이렉트 드라이브' 세탁기가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히트상품에 뽑혔다. 

코트라측은 "한국산 제품의 뛰어난 품질과 디자인으로 세계 각국에서 히트상품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면서 "이제는 보다 다양한 품목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