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올림픽을 앞둔 중국은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말도 많고 탈도 많다하지만 올림픽을 앞둔 중국인들의 마음은 이미 하나다. ‘아이 러브 차이나’ 구호를 중심으로 그들만의 우월성과 단결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취재ㅣ 전성호 중국통신원 


 

중국인들은 올해 베이징올림픽을 ‘100년만의 꿈(百年圆梦)’으로 부르고 있다지난 1908년 올림픽 유치를 처음으로 꼭 100년 만에 그 꿈을 이루었기 때문게다가 베이징올림픽이 지난 1964년 일본 도쿄, 1988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열린 데 이어 아시아 대륙에서는 3번째로 열리는 67억 지구촌 축제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엠블럼은 ‘중국인춤추는 베이징(中國印•舞動的北京)’ 이다중국 전통의 도장형식을 빌어 ‘京’자를 태극권의 동작처럼 역동적으로 형상화하여 앞으로 달려가는춤추며 승리를 맞이하는 스포츠맨을 모습을 상징한다.

디자인 컨셉트는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첫째중국전통문화양식인 전각 도장을 메인 컨셉트로중국을 대표하는 붉은색을 메인 컬러로 선정베이징에서 ‘역대 최고의 올림픽’을 개최한다둘째베이징은 두 팔 벌려 세계각지의 친구들을 맞이하고나아가 개혁개방을 통해 세계평화우정진보사업에 적극적으로 공헌한다셋째스포츠 교류를 통한 국제평화 증진과 ‘보다 빠르게보다 높게보다 강하게’라는 올림픽 정신을 구현한다.  



엠블럼 ‘중국인춤추는 베이징’은 응모를 통해 모집한 총 1,985개의 작품 중 북경시창국제기획회사(디자이너:郭春宁)의 작품이 최종 선정 된 것으로도장과 서예기법이라는 중국 전통 예술 형식 위에 ‘지구촌 단결합작,교류발전’과 올림픽 체육정신을 경쾌하게 표현해 냈다.


중국문화와 올림픽 정신의 결합

이번 엠블럼에서 사용한 중국도장 소형인(肖形印기법은 진나라시기에 완성된 것으로 중국문화의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나타낸다‘京’자와 ‘文’자를 의인화한 그림 부분은 어깨동무를 하고 춤추는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양팔을 벌리고 있는 것은 세계인을 맞이해 중국문화를 함께 나누자는 중국인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바탕이 되는 붉은 인주색은 중국의 전통 길상색으로 열정과 경축의 의미를 지닌다.

 

춤추는 베이징

역동적인 모양의 ‘춤추는 베이징’은 역사의 도시인 동시에 활력이 넘치는 현대도시 베이징의 매력을 나타낸다.과장된 신체비율편안한 필법간결한 구조로 베이징인들의 열정과 호탕함을 보여줌과 동시에 베이징의 미래를 제시한다중국인의 정서와 올림픽의 모토를 조화롭게 표현해낸 이번 엠블럼은 ‘친절과 희망으로 가득한 베이징의 세계에 대한 의무 수행’과 ‘도시의 단계적인 변화와 발전’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전통 서법과의 조화

전문가들의 검토와 수정을 거쳐 완벽한 비율로 탄생한 이 엠블럼은 상단의 도장과 한간체의 ‘Beijing 2008올림픽 오환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전각 도장으로 찍은 듯한 그림 하단의 ‘Beijing 2008’의 글씨체는 한()대의 죽간체로 전통의 서법을 살려 상단의 도장과 하단의 올림픽 오환과 조화를 이뤘다엠블럼은 매 부분을 독립 사용해도 적합한 비율을 유지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하나의 세계하나의 꿈(同一個世界,同一個 夢想)'이라는 슬로건 아래 8 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8월 24일까지 17일 동안 베이징 등 7개 도시에서 28개 종목, 302개 세부종목 경기가 펼쳐진다.참가선수는 205개국 16000취재기자는 2만명 등으로 예상된다엠블럼에 그들의 문화와 정서를 정성스레 담아낸 중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종합성적 1위를 달성해 스포츠 최강국의 위상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불어 중국이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중화민족의 부흥과 세계대국의 위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 지구촌의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시스템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 8분 8초. 제29회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과 함께 전 세계인의 축제가 시작된다. 인공비, 차량 2부제, 공사 규제 등 베이징의 공기를 정화하기 위한 노력의 결실로 깨끗해진 대지 위에 올림픽의 열기가 후끈하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란 슬로건과 올림픽 마스코트,
엠블럼으로 장식한 각종 사인물이 거리에 출렁인다. 베이징 올림픽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은 중국 최고의 디자이너들과 중앙미술학원의 올림픽 예술연구센터에서 담당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엠블럼.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바탕에 인장과 서예 기법을 응용해 디자인했으며, 인(人)과 문(文)자를 조합해 춤추는 사람으로 의인화했다. 디자인: 구어추닝

올림픽 정신과 중국 고유의 문화를 조화시킨 엠블럼
구어추닝(Guo Chunning)은 올림픽 정신과 중국 문화의 조화, 장구한 중국의 역사를 어떻게 그래픽적으로 표현할 것인지, 그리고 올림픽이란 기회를 이용한 중국의 비전 반영을 염두에 두고 엠블럼을 디자인했다. 구어추닝은 1975년 톈진 공예 학교와 칭화 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후, 1988년까지 <차이나 데일리> 홍보팀에서 일하다 베이징에서 시추앙국제디자인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중국의 봉인, 춤추는 베이징’으로 중국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하면서 세계인에게 중국의 인상을 각인시키려 했다. 사람이 움직이는 듯한 역동적인 이미지의 이 엠블럼은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바탕에 인장과 서예 기법을 응용해 디자인했다. 전서체(篆書體)를 조합해 만든 엠블럼은 인(人)과 문(文)자를 조합해 춤추는 사람으로 의인화했으며, 그 아래 ‘Beijing 2008’이라는 글자를 전각 도장으로 찍은 형상이다. 슬로건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과 함께 전 인류가 하나 되어 공통의 목적을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Fuwa
2008 베이징 올림픽 마스코트. 5개의 복 인형인 ‘푸와’로 이뤄졌으며, 다양한 상징성을 지닌다. 베이베이(물고기), 징징(판다), 환환(올림픽 성화), 잉잉(티베트 영양), 니니(제비)로 구성되었다.
디자인: 올림픽 예술연구센터(디렉터: 왕민)


다양한 상징성을 추구하는 5개의 복 인형 ‘푸와’
 
베이징 올림픽의 마스코트는 5개의 ‘푸와(福娃: 복 인형)’로 이뤄졌으며, 역대 올림픽 마스코트 중 가장 다양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그림이나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중국인의 사고방식을 반영한다. 초원에서 사막에 이르는 넓은 땅덩이에 살고 있는 56개의 다양한 민족 구성원을 아우르는 대표 상징물이다. ‘베이징은 당신을 환영합니다’라는 의미의 글자에서 따온 5개의 마스코트는 베이베이(물고기), 징징(판다), 환환(올림픽 성화), 잉잉(티베트 영양), 니니(제비)로 구성되었다. 이는 물, 숲, 불, 땅, 하늘을 뜻하며 오륜의 색과 스포츠를 결합해 다양한 축하의 의미를 담았다. 푸와는 신석기 시대의 물고기 토기 문양, 송대 도자기 연화문, 둔황의 불꽃무늬 등 중국 전통 미술을 모티브로 하여 캐릭터화한 것이다. 


중국적인 디자인으로 승부한 그래픽 디자인 
베이징 올림픽의 디자인 디렉터 왕민(Wang Min)이 이끄는 디자인 팀은 거리 현수막부터 올림픽 메달까지 베이징 올림픽의 모든 디자인을 탄생시켰다. 중국, 베를린, 미국에서 공부한 왕민은 어도비 시스템에 재직하며 현대 일본에서 쓰는 한자인 ‘간지(かんじ: 한자의 일본식 독음)’의 디지털 서체를 개발했으며, 에디 리(Eddie Lee)와 함께 ‘스퀘어 투 디자인(Square Two Design)’을 설립해 현재 샌프란시스코와 베이징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2003년부터 중앙미술학원 디자인 대학 학장인 동시에 올림픽 예술연구센터 디렉터로 올림픽 관련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올림픽 예술연구센터는 아이덴티티 가이드북, 컬러 시스템, 픽토그램, 메달, 사인 디자인 시스템, 성화 봉송 관련 디자인, 행사, 경기 관련 디자인 등 총체적인 디자인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올림픽 정신과 중국의 가치가 조화된 올림픽, 전통과 현대가 혼합된 올림픽, 색채와 형태에서 중국만의 독특한 올림픽 디자인을 어떻게 창출해낼 것인가 등에 관한 고민을 통해 모든 이미지가 한데 어우러지는 이상적인 디자인을 구상했다. 경기장, 거리, 유니폼, 출판물 등 모든 디자인이 한목소리를 내어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중국적인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전서(篆書)의 미’라고 이름 붙인 픽토그램은 전서체를 기본 형태 삼아 동물의 뼈나 청동 유물에 새겨진 고대 중국 서체의 그림 문자적 매력과 현대 그래픽의 단순미를 결합했다. 중국 전통 예술 형식의 하나인 탁본처럼 흑백의 선명한 대비 효과를 솜씨 있게 이용한 픽토그램은 움직이는 인간의 형상과 세련되고 미학적인 역동성, 풍부한 문화적 함의를 담아냄으로써 형식과 관념의 조화를 이뤄냈다.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붉은색을 주조로 한 컬러 시스템과 길상(吉相)을 의미하는 당초 문양으로 장식한 각종 사인물의 배경은 중국의 디자인 가치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처럼 베이징 올림픽 디자인의 핵심은 서구의 모방이 아닌 동양의 미학적 지성과 감성을 어떻게 디자인으로 표현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었다. 

길상을 의미하는 당초 문양으로 장식한 각종 사인물. 중국의 풍취가 강하게 느껴진다. 
디자인: 올림픽 예술연구센터(디렉터: 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