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능력, 한 똑똑’ 하는 그녀들이 직장에서 최고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구조적인 ‘유리천장’에 막혀 낙마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어쩌면 문제는 여자들 자신에게 있는 건지도 모른다. 착하고, 곱고, 순한 여자여야만 사랑 받는다고 교육받아온 여성들은 직장에서도 은연중에 소녀처럼 행동하는 우를 범한다. 소녀 콤플렉스, 그 치명적 한계에 대한 경고.

유통회사 마케팅부에 근무하는 3년 차 직장여성 K씨. 남녀를 막론하고 사람을 살살 녹이는 애교와 싹싹함은 그녀의 가장 큰 무기다. 일도 곧잘 하는 데다 특유의 귀염성 덕에 사무실의 마스코트로 불리는 그녀지만 마치 막내 여동생 같은 그녀에게 선뜻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길 의사를 가진 상사는 아무도 없다. 예의바르고 반듯한 이미지로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해내는 은행원 Y씨. 어느덧 직장생활도 10년을 바라보고 있지만 특유의 유아적인 말투는 그녀의 막강한 연차를 무색케 한다. 유치원생 같은 앳된 말투는 그녀에 대한 신뢰감을 반감시키는 치명적 감점요인이지만 정작 그녀는 자신의 문제가 무언지 모르고 있다. 능력을 인정받아 남들보다 빠른 승진을 거듭해 중간 간부급 위치에 오른 쇼핑몰 MD L씨. 유순한 성격과 부드러운 태도로 상사 및 동료들과의 유대관계는 누구 못잖게 좋지만 그녀의 일 처리 스타일은 다분히 의존적이다. 팀원의 의견을 모은다는 미명하에 본인의 목소리 내기를 두려워하는 그녀에게 책임 있는 리더의 모습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실제로 많은 직장여성들이 특유의 ‘소녀 취향’을 버리지 못한 채 프로페셔널한 이미지 관리에 실패하고 있다. ‘포춘’지 선정 100대 기업에 종사하는 중역 및 관리자에게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코퍼릿 코칭 인터내셔널의 대표인 로이스 P. 프란켈은 “소녀로 사는 것은 여성이 되는 것보다 분명 쉽다. 소녀는 자신의 운명을 책임질 필요가 없다. 그러나 소녀처럼 굴면 일시적으로는 현실의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스스로를 개척할 기회는 결코 얻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그녀의 저서 ‘소녀를 버리고 여자로 승리하는 101가지 방법’(해냄 출판사)에는 직장여성들이 저지르기 쉬운 ‘소녀적’ 실수들이 구체적으로 지적돼 있다.

Check Point1| 단정적인 표현 대신 질문 형식을 취한다
이것은 여성들이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다. 노골적이라는, 혹은 독단적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안전하게 표현하기 위해 여성들은 흔히 질문하는 것처럼 말한다. “~가 어떨까요?”, “~에 대해 생각해봤습니까?” 등등. 질문조로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이 제시한 아이디어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권리를 상실할 뿐만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보상도 받기 어렵다. 당신이 하고 싶은 바를 말할 때는 질문 형식을 빌려 표현하지 말라.

Check Point2| 공금을 극도로 절약한다
자기 돈을 쓸 때는 망설이지 않는 여성도 공금을 쓸 때는 너무 인색하게 구는 실수를 범한다. 그들은 정당한 지출이라고 해도 예산을 초과할까봐 두려워 자신을 위해 아주 적은 돈을 쓰는 것도 불편해 한다. 일부 여성들은 자신이 절약한 돈이 기업의 비용 절감 정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회사 돈을 아끼려는 생각에 자신의 시간과 힘을 낭비한다면 회사의 가장 귀중한 자산인 바로 당신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Check Point3| 원하는 것을 줄 때까지 기다린다
여성들은 요구해야만 자신의 니즈가 충족되는 현실에 종종 실망한다. 그러나 우는 아이 젖 주는 법이다. 만약 원하는 것을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거절당할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대신 원하는 것을 손에 넣지 못하는 불행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연봉 인상 요구다. 여성들은 기다리고 기다려도 연봉을 인상해 주지 않으면 그때서야 비로소 용기를 내어 연봉 인상을 요구하는 일이 많다.

Check Point4| 회사 내에서의 정치 활동을 피한다
정치는 쓸데 없는 것이 아니다. 사내 정치를 피하려는 것은 날씨를 피하려는 것과 같다. 좋든 싫든 조직 내에는 정치가 있을 수밖에 없다. 만약 정치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이고 게임을 하지 않으면 당신은 게임에서 이길 수 없다.

Check Point5| 결정을 내리기 전, 표결에 부친다
어떤 판단을 내리기 전 모든 사안을 표결에 부치는 여성 간부가 있다. 물론 어떤 결정을 내리는데 관계자 모두가 참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여성들이 훗날 있을 마찰을 피하기 위해 흔히 이용하는 테크닉일 뿐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물론 옳지 않지만 주변인 모두의 의견을 듣지 않으면 어떤 일도 추진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신속히 판단하여 발빠른 조치를 취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간주된다.

Check Point6| 바보 소리 들을까 두려워 질문하지 않는다
‘바보 같은 질문은 없다’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들어야 우리는 그 말을 믿을까? 여성들은 너무도 다양한 방법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 정당한 질문을 하는 것은 무지의 표시가 아니라 ‘자신감’의 표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 역시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Check Point7| 사생활을 지나치게 많이 이야기한다
자신의 사생활을 부적절할 정도로 많이 말하는 것은 문제다. 누군가 나쁜 마음을 먹으면 훗날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돌아올 수 있는 정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복잡한 가정사 때문에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면 그 사실을 상사에게 미주알 고주알 다 말할 필요는 없다. 그런 태도는 스트레스 관리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고, 상사로서는 그런 사람에게 중요한 업무를 맡기고 싶지 않을 것이다.

Check Point8| 상대방이 기분 나빠할까봐 전전긍긍한다
남성이 상이한 시각을 이야기할 때 혹은 이의를 제기할 때는 그것을 듣는 사람들은 기분이 나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한다. 반면 여성이 그렇게 행동하면 도가 지나치다는 말을 듣는다. 그래서 여성들은 곤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는다. 이것은 여성들의 발목을 붙잡기 위해 사회가 만들어낸 또다른 음모다. 상대방의 기분을 지나치게 배려하는 행위는 자멸적인 행위다.

Check Point9| 사무실을 자기집 거실처럼 꾸민다
많은 여성들이 사무실을 집의 연장으로 생각한다. 물론 당신의 사무실에는 당신의 성격, 그리고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반영되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의 직업이 실내 장식가가 아니라면 당신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하는 사무실 분위기는 당신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무실을 꾸미는 데 당신의 여성적인 성격을 특별히 강조할 경우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Check Point10| 다른 사람을 위해 먹을 것을 준비해 놓는다
책상 위에 과자, 초콜릿, 사탕 따위의 먹을 것을 준비해 놓을 필요는 없다. 먹을 것을 준비해 놓는 것은 다른 사람을 돌보는 행위이며, 이것은 분명 여성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게다가 책상 위에 먹을 것을 올려놓으면 사람들이 잠깐씩 들러 잡담을 하고 가게 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 음식을 준비해 놓는 사람을 영향력 있는 사람, 혹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전형적인 여성으로 평가받고 싶지 않다면 책상에 먹을 것을 올려놓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한다.


글 / 박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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