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수많은 비슷비슷한 전시회들이 열린다.
새로운 신진 디자이너들에게는 자신의 작품을 알릴수 있는 장이되고,
기업에게는 새로운 제품을 홍보하는 장이 된다.
관람객들은 그 장 안으로 들어가 펼쳐진 장을 본다.


디자인페어, 불을 밝히다.

최근에 제품 관련 전시회를 돌아보면 두가지 부분이 부각되는데
그중 하나는 조명이고, 다른 하나는 의자다.
현대인의 어두운 삶을 밝게 밝혀주려는 조명들...
불을 밝혀주는 본연의 구실외에도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없는 디자인...
쥐띠해인 올 해엔 유독 쥐에 관련된 제품들도 속속 보였다..


디자인에 소가 넘어가다.

내년에 나왔으면 더욱 빛났을 소들... (쥐띠해에 나와서 덩치값도 못하고... ㅋㅋ)
소들이 반란을 시작했다.
몸에 바디페인팅을 하기도 하고, 자기가 짜낸 우유에 목욕을 하기도 하고,
온 몸에 접시를 붙이고 돌아다니기도 하고, 옥쇄에 갖히기도 하고...
사람들은 소인지 사람인지 속아 넘어간다. 소에게 넘어간다.


아무리 큰 그릇이라도 담는만큼 채워진다.

최근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분야에 왕성한 활동을 하는 디자이너라 하면 단연 이상봉씨 일것이다.
이번 디자인 페어에서는 접시에 작품을 담아냈다.
그릇을 좋아하는 쏘쏘는 이 부스에서 한참을 구경했지만,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시선을 끌어내기에 충분히 아름답고 예쁜 그릇들이 많았다.
음식을 담지 않았는데도 아름다움을 담아낸 그릇들이 참 곱다.


의자에 의지하여 쉬는 자.

쏘쏘와 씩씩이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만 해도 나무 의자에 나무 책상이었고,
중고등학교 다닐때야 비로소 철재질과 나무판이 혼합된 의자에서 공부했다.
직장에 다니는 지금엔 수십만원이 넘는 디자인도 멋찌고, 편의성도 있는 의자에서 일하고 있지만...
전시회에 나온 의자들은... 편의성은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미학적 아름다움만 추구하는것 같다.
먼 길 걸어가다 다리 아파 쉴 때 몸 편히, 맘 편히 그저 쉴 수만 있어도 좋으련만...


벽에 붙어 사는 물고기

다소 살벌하긴 하지만 벽에 붙은 나무토막에 도끼가 찍혀있고, 대패가 붙어있고
바다의 물고기들은 벽에 대롱대롱 메달려 있고, 주머니의 휴대폰도 벽에 걸려있고...
그래, 벽보고 사는것 보다야 벽에 붙어 사는게 나을지도 몰라...


꽃이 아름다운건 마음이 없고 향기만 있기 때문이다.

꽃은 화려한 색깔로 눈의 즐거움을 주고, 짙은 향으로 후각의 즐거움을 준다.
어여픈 생김으로 마음의 위안을 주며, 숨겨진 꽃 말로 감동을 준다.
꽃을 누구나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유는...
꽃은 자신의 마음이 없이 모든이의 마음을 받아주기 때문이다.


소품들의 세상

조그맣게 축소해놓은 미니어처 자동차들...
나무위의 조그만 화분, 날지는 못하지만 굴러는 가는 비행기들
종이골판지로 만든 고양이, 샌드위치 모양의 스폰지...
세상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작은 소품들을 보고 쓰는 재미일지도 모른다.


작가들의 작품세계

수 많은 작품들이 있었지만, 가장 눈에 들어온것은 가장 큰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전시장 제일 중간에 위치한 커다란 풍선 7개에 하얀 천을 두른 작품.
전시회에서 작품 대상을 수상하였다 하는데.. 무언지 모를 공허함과 공간감이... 신비함을 자아냈다.
수천송이 장미꽃으로 만든 말도 탈수는 없지만, 위풍당당했다.

많은 작품들로 전시회를 준비함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만원이라는 다소 비싼편의 입장료에 비해서는 작품의 퀄리티가 약했던것 같다.
넓은 전시를 보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는 점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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