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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더하다디자인연구소 대표…지하철·인도 선형블록 연내 시범설치 노력

김민식 더하다디자인연구소 대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시각장애인을 위한 국내 첫 시각디자이너가 아닐까요. 아직 수익으로 연결되진 못하지만 '모두를 위한 디자인'으로 세상을 물들이고 싶어요."

김민식 더하다디자인연구소 대표는 29일 기자와 만나 "더 많은 시각장애인분들이 편하게 걸어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싶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민식 대표의 사업 아이템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선형블록이다. 지하철이나 인도 바닥에 깔린 점자블록을 개선한 것이다. 

처음부터 사업화가 목적은 아니었다. 지난 2009년 비가 내리던 어느 날, 흰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길을 가던 시각장애인의 위태로운 모습을 본 후 대학원 논문 주제로 잡았다. 꼬박 1년 반 동안 직접 현장에 가 보고 시각장애인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찾은 개선점을 '디자인으로 풀어낸' 결과물이다. 더 나아가 선형블록과 연계해 양각 사인과 볼라드 형태까지 개발해냈다. 

"서로 관점이 다르다보니 개선할 점이 너무 많았어요. 기존 점형 블록은 인지가 어렵고 직진과 정지 신호가 헷갈리게 돼 있어요. 쉽게 말해 동그란 점형 블록을 네모난 격자무늬 모형으로 바꾼거죠."

그의 바람대로 선형블록이 상용화 되려면 지방자치단체와 시각장애인협회 등 관련 단체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김 대표는 "올 하반기쯤 지하철 9호선 분당선 연장선에 시범 설치될 수 있도록 지자체를 두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회에 환원할 목적으로 연구개발 했다지만 현재 이로 인한 수익이 전혀 없는 상태. 어떻게 사업을 유지하느냐고 물었더니 "브랜드 디자인으로 번 돈을 시각장애인 디자인쪽으로 투자한다"고 답했다. 그는 8년간 국내 유명 브랜드 디자인 회사에 몸담았다 2009년 회사 사정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독립했다. 현재는 청년창업 2,3기가 주축이 된 한국협업협회(KoCoA) 회원들과 협업을 하며 브랜드 디자인뿐만 아니라 캐릭터, 인테리어, 웹사이트까지 통합적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김 대표는 예비창업자들에게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혼자만 간직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좋은 아이디어를 풀어놓아 모두를 위한, 모두가 좋아질 수 있는 일에 도전해볼 것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더하다디자인연구소 또한 같은 목적에서 출발했다. 김 대표는 "'남들이 안 하는 일을 더하다', '남들이 못하는 일을 한다'는 뜻에서 출발해 모두를 위한 디자인으로 세상을 물들이는 게 꿈"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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